2025년 10월 11일 다라니기도 여암스님 소참법문 > 다라니 기도 법문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비가 와서인지 기도에 참석하신 분들이 적습니다. 기도는 기분에 따라 하는 게 아님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오늘 미국 조지아 대학 교수 내외분과 서강대 교수님 그리고 ** 교회의 목사님 이렇게 네 분의 손님들과 점심을 공양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주된 주제는 청소년과 청년들의 삶에 대한 고민으로 이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종교와 종교인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와 자식의 자살을 마주한 부모에게 종교는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가였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그리고 다른 종교에서도 10대의 청소년들에게 종교로 다가가는 것이 고민인가 봅니다. 그분들께서 제게 청소년들을 어찌 지도하느냐고 물으시기에 저는 108배 절 수행으로 가르치고 있으며 이를 잘 따르며 수행하고 있는 학생들에 관한 자료를 보여주었습니다. 절은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존중하며,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실천 행위로 겸양을 키울 수 있는 종합 수양 방법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나아가, 스님인 저를 비롯하여 종교인과 신도님들께서 몸소 진실한 수행 정진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는 종교인으로서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후세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중요한 과업임으로 절 수행을 통해 실천하는 것을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물질이 넘치는 요즘 시대의 부모는 어떠합니까? 자식에게 인성과 자식의 도리를 교육하지 않고, 부모는 주는 주체로 자식은 받는 주체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주는 주체인 부모의 통제는 자식을 위하는 마음만큼 커지고 받는 주체인 자녀는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동기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내일을 잃어가는 젊은이들에게 종교는 어떤 도움을, 자비를 베풀 수 있을까요? 저는 모든 중생이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갈 수 있게끔, 그 기술을, 그 방편을 알려주는 게 진정한 부처님의 자비라고 생각합니다. 하여, 저는 같이 기도하고 같이 절을 하면서 그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그들의 부모님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수행 정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살을 선택한 자녀들을 둔 부모의 치유적 접근에는 불교의 연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저는 자살의 원인을 인연법으로 볼 때 조상으로부터 내려오는 인연의 고리인 업으로 보고 있으며, 현상적으로 볼 때 오늘날의 부모가 자식을 너무 귀하게 키움으로써 자녀들이 심신이 약해져서 세상의 좌절에 쉽게 무너짐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모의 치유는 부모가 연기법의 이치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즉, 모든 생명체는 무명에서 행이 생기고 행이 생기면 식이 생기면서 자신과의 시절 인연이 닿았을 때, 스스로 어머니의 몸과 아버지의 뼈를 빌려 태어나는 것입니다. 부모가 이 이치를 알고 기도하면 더는 자식에게 집착하지 않게 됩니다. 부모는 그저 몸을 빌려줬을 뿐이며, 아이는 자신이 가진 공력과 업력이 있습니다. 부모는 이를 깨닫고 아이가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조력자로서 아이를 존중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부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