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5일 다라니기도 여암스님 소참법문 > 다라니 기도 법문

     오는 11월 8일 수능 기도 회향을 끝으로 공식적인 사중 행사를 마치게 되고 이후, 12월 4일이 되면 동안거 기도가 시작됩니다. 여러분과 함께 다라니 기도를 몇 해 동안 해오면서 제가 여러분께 당부드리고 싶은 건 여러분 각자의 발원에 대한 기도의 기간을 꼭 지키십시오. 100일 기도가 되었거나 1년 기도, 혹은 3년 기도로 정했다면 그것을 꼭 지켜야 합니다. 내가 100일 기도를 하면 100일 기도의 마장이, 내가 1년 기도를 하면 1년 기도의 마장이, 3년이면 3년 기도에 맞는 마장이 꼭 따라오는데 이것을 이겨내야 합니다.

     이는 우리 전등사에 계신 직원분들도 그렇고, 신도님들도 그렇고, 스님들 역시 그러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어려움이 오면, 이를 부딪쳐서 이겨내리라는 마음이 미흡합니다. 이는 애착이 없어서이겠지요. ‘이 경계를 뛰어넘어 보겠다’라는 마음으로 인내하고, 어떤 수모가 있어도 참고, 견뎌서 ‘나아가야겠다’라는 마음이 마장이 오면 지키기 어렵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단단한 마음으로 수행해야 하거늘,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저 기분으로 가볍게 여겨 마장으로부터 자신을 놓아주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각자의 원을 세워 그에 맞는 기도의 기간을 정하여 수행하고 이를 매듭짓고, 그리고 다시 기도에 들어가는 자세를 갖추십시오. 크고 작은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자기 기도를 멈추지 마십시오. 절망의 순간에서 다시 일어나고자 하는 용기를 가지고 부처님을 믿고 의지하여 수행해 나아가십시오. 부처님에 대한 믿음과 자신에 대한 믿음, 그 믿음 하나만이라도 이번 생(生)에 잘 세워 놓는다면, 그것은 다음 생(生)을 위한 귀한 준비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기도가 욕(慾)에 의해서가 아니라 대중을 위한 마음으로의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이는 부처님 제자로서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닦고 익히는 것임으로 자신에 대한 강한 자긍심을 가지고 기도하십시오. 그 자긍심은 대중을 위한 마음으로 회향 되게 하여 더욱 단단해지는 수행자가 되십시오. 기도는 가지려 마음에서 내려놓는 마음으로 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