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9일 하안거 다라니기도 여암스님 소참법문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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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라니기도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5-08-10 19:03본문
오전 백중기도와 오후 수능 기도를 마치고 잠시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니 7시 20분이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일요일에 북한산에 있는 각황사에서 법문해야 하는 데 ‘늦었구나’ 했습니다. 일요일 아침인 줄 알았던 것이지요.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혼돈이 있었습니다.
북한산에 각황사라는 암자가 있습니다. 토굴에서 수련하시고자 하는 스님들껜 참 좋은 환경의 절입니다. 마침, 그 절의 주지 스님께서 제게 그 절을 부탁하셨기에 저와 연이 닿는 스님들을 위하여 흔쾌히 제가 받았습니다. 주지 스님께서는 모든 걸 내려놓으셨는데 그분과 몇십 년을 함께 보내신 노(老) 신도님들은 놓는 게 어려우신가 봅니다. 생각이 많아집니다.
우리의 기도는 마음자리를 닦으며 정진해 나감이며 또한 가차 없이 내려놓기 위함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나이 들수록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하는데, 강하게 뿌리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어야 하는 데 그들에게서는 더 움켜잡으려는 모습이 느껴져서 안타깝습니다. 기도하는 우리는 근본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다가 내려놓아야 할 어느 시기가 오면 과감하게 내려놓읍시다. 자식에 대한 애착도, 돈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마음 모두에서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그 단호함을 위한 마음을 키워야 합니다.
저 역시 전등사 주지 소임을 지금 당장 내려놓는다면 어떨지 생각해 봅니다. 아마 두어 달 정도는 불편할 거 같긴 합니다만 괜찮을 것입니다. 그러려고 이렇게 기도하지 않습니까. 항상 경계하고 의식하고 있기에 저는 당장 오늘이라도 다 두고 걸망 매고 가볍게 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단출한 삶을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어찌 보면, 지금의 기도 역시 제 욕심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 끝에, 저는 제가 몸이 아팠을 때, 부처님 앞에서 세운 원(願)이 인재 불사였기에 부처님께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여러분과 함께 기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중이 원하시면 전 언제든지 기도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여러분의 그릇 크기에 맞게 기도하여 가져가십시오. 그릇이 비어 있으면 많이 가져갈 것이고 그릇이 채워져 있다면 적게 가져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기도를 통한 여러분의 삶이 적극적이시기를 바랍니다. 부처님에 대한 믿음과 부처님 법을 따르는 수행자의 삶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기도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은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당당함으로 나타납니다. 어떠신지요? 부처님을 믿는 자신이 당당하시지요?! 그래야만 다른 이들(대중)을 부처님 곁으로 안내할 수 있습니다. 수능 기도 초심자들 곁에서 여러분들이 도반이 되어 그들의 기도에 힘을 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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