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강화 전등사 울려퍼진 화합 메아리… “아시아는 친구” - 현대불교신문 20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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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등사 댓글 0건 조회 328회 작성일 23-09-11 11:38본문
전등사, 제18회 이주민 문화축제 개최
10개국 1300명 참여, 역대 최대 규모
‘화합의 비빔밥’ 첫 선…공양하며 화합
각국 공연 등 다양한 부대 행사 ‘눈길’
여암스님 “세계는 하나로 어우러진 꽃밭”

“아시아는 친구!”
강화도 정족산에 자리한 전등사(주지 여암) 일원에 화합의 메아리가 울려 퍼졌다.
강화 전등사는 9월 10일 경내 특설무대 일원에서 ‘제18회 이주민 문화축제-아시아는 친구’를 개최했다.


전등사의 이주민 문화축제는 회주 장윤 스님으로 발원으로 시작됐다. 장윤 스님은 태국 성지순례에서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던 현지인을 만나 한국에서 힘들었던 기억들을 전해 듣고, 귀국 후 이주민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이후 장윤 스님은 2005년 삼랑성 역사문화축제에 처음으로 이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이주민 문화축제가 시작됐다. 매년 거르지 않고 개최되던 이주민 문화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 간 휴지기를 가졌지만, 종식 이후 지난해부터 축제가 다시 시작돼 그 규모가 이전으로 회복했다.
또한, 전등사는 ‘인연지기’라는 단체를 창립해 한국으로 이주해 노동자로 살며 결혼하게 된 이주민 커플들에게 무료 결혼식을 열어주며, 한국의 정착을 돕고 있다. ‘인연지기’는 이주민 문화축제의 주관단체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날 축제에는 베트남, 태국, 미얀마, 네팔, 스리랑카, 줌머족 등 10여개 국가 1300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경내에는 동국대 일산병원과 경찰병원 봉사단이 무료 양·한방진료를 진행하는 부스가 마련돼 이주민들의 건강을 돌봤다. 또한 동방대학원대학 원우회의 ‘위락치유’를 비롯해 사랑의 약손봉사단의 ‘발 마사지’, 강화 다문화센터 가족봉사단의 ‘한국 전통 의상 체험’, 강화로 닷컴의 ‘한국 전통 혼례복 체험’ 등 체험 부스들이 마련돼 이주민들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가 제공됐다.




본격적인 축제에 앞서서 ‘화합의 비빔밥 만들기’가 진행됐다. 이번 축제에서 첫 선을 보인 ‘화합의 비빔밥 만들기’에서는 주지 여암 스님과 베트남·스리랑카·네팔 스님, 내외빈들은 ‘아시아는 친구’라는 구호와 함께 커다란 그릇에 담긴 밥과 재료를 비벼 비빔밥을 완성시켰다. 완성된 비빔밥은 이날 모인 이주민들에게 공양으로 제공됐다. ‘화합의 비빔밥’ 공양을 위해 이주민들은 장사진을 이뤘고, 1300명분의 비빔밥은 금세 동이 났다.
‘화합의 비빔밥’을 준비한 한국 글로벌 셰프 고등학교의 추상민 선생님(조리과)은 “이 같은 행사는 종종했는데, 전등사에서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학생들에게는 사회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여서 의미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비빔밥을 이주민들께서 너무 맛있게 드셔주셔서 요리인으로서 보람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본격적인 축제의 시작. 축제는 환영식과 트로트 가수 신대양 씨의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각국 전통문화 공연으로 진행됐다.
환영식에는 전등사 주지 여암 스님과 전등사 대중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허허 스님, 국제포교사회 회장 정혜 스님, 베트남 인천 약사사 석심희·석심동 스님, 베트남 파주법당 각려효 스님, 네팔 서울법당 쿤상 도르제 스님, 스리랑카 마하보디사 우연·봉연·사라난가라 스님 등이 참석했다. 또한, 이태산 강화부군수, 박승한 강화군의회 의장, 최종찬 강화군의회 부의장, 윤희준 삼량학원 이사장, 김진원 경기도 육상연맹 회장 등 지역 내외빈들도 함께 했다.

주지 여암 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함께 우의를 다질 것을 당부했다. 여암 스님은 “선종에는 ‘세계일화(世界一花)’라는 선어(禪語)가 있다. ‘세계는 하나’라는 의미인데, 자비로운 부처님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꽃과 꽃이 어우러진 하나의 꽃밭과 같다는 것”이라며 “오늘 열리는 행사가 아시아인들이 하나의 꽃밭으로 피어나는 축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로 18회를 맞이한 이 축제가 정례화될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의 관심 덕분”이라며 “오늘 전등사라는 공간에서 만난 우리는 친구다. 오늘은 친구끼리 어깨동무하며 우정을 쌓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유천호 강화군수를 대신해 참석하 이태산 강화부군수는 축사에서 “강화군에서도 지원하는 행사이지만, 와서 보니 너무 마음이 뿌듯하다”면서 “내년 축제에는 강화군에서 공동 주최 또는 공동 개최 단체로 참여하겠다. 전등사의 전폭적인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축제 규모 확대를 약속했다.
박승한 강화군의회 의장도 축사에서 “이주민 문화축제는 회주 장윤 스님의 혼이 깃든 축제다. 이주민들이 자신의 문화를 한국에 알리고,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며 한국사회의 빠른 정착 돕는 의미가 담겼다”면서 “전등사는 이주민 문화축제 뿐만 아니라 삼랑성 역사문화축제, 어르신 게이트볼 대회 등 지역을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전등사의 노력에 강화군민으로서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공연은 강화춤사랑의 난타 공연을 시작으로 베트남 파주 법당·네팔 동두천 용수사·미얀마공동체·스리랑카 마하보디사·베트남 원오도량·고려인문화원·줌머족 등이 각국 사찰과 단체들이 고국의 전통 무용을 선보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스리랑카 전통 무용인 ‘캔딘 댄스’를 선보인 마하보디사 신도 미나두(23) 씨는 “전통무용인 캔딘 댄스를 고국에서 2년 동안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10여 년 동안 수련했다”면서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와서, 고국의 무용을 선보일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캔딘 댄스는 오래 전 아픈 환자의 쾌유를 기원하며 췄던 치유의 춤”이라며 “오늘 모인 대중들이 저의 춤으로 힘들고 어려웠던 모든 일들이 치유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친구와 함께 축제를 찾은 산자야(39) 씨는 “마하위하라 사원 스님, 신도들과 함께 축제에 참여했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모여 흥겨운 공연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던 즐거운 하루였다”고 말했다.
친구 구마라(30) 씨도 “한국의 왕이 입었다는 전통 복식을 입어볼 수 있어 좋았다”면서 “내년 축제에도 참석할 생각”이라고 했다.
인천 약사사(화엄종) 석심희 스님은 이주민 문화축제를 개최해 준 전등사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석심희 스님은 “약사사 신도 90여 명과 함께 축제에 왔는데, 신도들이 모두 즐거워한다”면서 “한국불교가 다른 국가를 포용하는 축제를 열어줘 감사하다. ‘세계일화’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강화 전등사= 신중일 기자 motp79@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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