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5월 차향기 맡으러 천년고찰에 갑니다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 2021.5.8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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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등사 댓글 0건 조회 1,019회 작성일 21-05-09 08:32본문
범종 울려 퍼지는 강화 전등사 죽림다원 번잡한 일상에 쉼표/익산산림문화체험관 야생차밭 자연의 맛 그대로/강진 백운동원림에도 다산 향기 가득

천년고찰 강화 전등사에 울려 퍼지는 깊고 은은한 범종 소리 따라 은은한 차향기 묻어온다. 휴일 평화로운 산사의 정적을 깨는 것은 멀리서 들릴 듯 말듯 전해지는 목탁 소리와 달가닥거리는 다기 소리뿐. 활짝 열린 창문으로 점점 짙어지는 수백년 느티나무의 이파리향까지 내려앉으며 차향기와 자연스럽게 섞이니 번잡한 일상도 쉼표를 찍는다.


#짙은 차향기 맡으러 천년고찰로 갑니다
5월은 차향기가 짙어지는 시기다. 새로 돋은 가지에서 딴 어린잎을 사용하는 차는 보통 5월초까지 수확하는 ‘첫물차’가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이유가 있다. 긴장을 완화하고 혈압을 낮춰주는 아미노산 성분 테아닌이 두물차(6~7월 수확), 세물차(8월 수확), 네물차(9월 이후 수확)보다 2.2∼4.2배 높기 때문이다. 강화 길상면 천년고찰 전등사 죽림다원은 고즈넉한 사찰을 거닐며 짙은 차향기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남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웅장한 강화 삼랑성 남문을 지나자 울창한 녹음을 만든 소나무에 연등이 주렁주렁 달려 부처님오신날(19일)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린다. 수령 720년 은행나무, 400년 느티나무를 지나면 전통한옥으로 지은 죽림다원이 숲속에 단아하게 앉아있다. 다원앞에도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오랜 세월을 지키고 있고 작은 연못도 마당을 예쁘게 꾸미고 있다. 나무 탁자로 채운 다원 마당에 앉으니 어머니 품속인 듯 아늑하다.


차향기에 이끌려 다원안으로 들어선다. 수수한 단청과 커다란 서까래에 매달린 북이 운치를 더한다. 전망 좋은 창가 자리에 한 가족이 둘러앉아 연못과 봄꽃들을 즐기는 모습이 평화롭다. 마당의 벚꽃이 지고 나면 수선화, 백리향, 작약, 돌단풍, 철쭉, 매발톱이 쉬지 않고 꽃망울을 터뜨려 봄날의 오후를 수채화로 꾸민다. 다원에서 직접 만드는 다양한 차를 즐길 수 있다. 곡우 이전에 따는 첫물차인 우전차(雨前茶)는 물론, 연잎차, 쌍화차도 인기다. 연잎차는 전등사 승려와 보살들이 정성들여 가마솥에 덖은 연잎으로 우려내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 쌍화탕도 약재 14가지를 이틀간 우려 진한향을 담았다.


쑥떡과 연꿀빵을 함께 즐겨보시길. 특히 유기농 연근과 마로 빚은 연꿀빵은 사찰에서만 만나는 음식으로 다양한 차와 잘 어울린다. 20여년전 문을 연 죽림다원은 신도들이 차를 마시며 잠시 쉬어가던 공간이었는데 차맛이 소문나면서 여행자들에게도 문을 열었다. 풍경이 주렁주렁 매달린 다원 곳곳에 놓인 예쁜 그릇과 다기 세트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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