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7일 하안거 다라니기도 여암스님 소참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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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라니기도 댓글 0건 조회 14회 작성일 25-06-08 16:44본문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가사를 걸친 자를 향해 비방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자의 모습이 비록 당신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가사는 부처님의 향기가 깃든 것이며 부처님의 제자이기 때문입니다. 말법 시대로 오면서 ‘승’에 대한 존중이 미약해짐을 몸소 경험하고 있어서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 ‘사찰음식 대축제’ 행사에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모녀의 행동을 제재했더니, 총무스님을 향해 무섭게 저항하며 달려드는 모습에서 씁쓸함이 느껴졌습니다. 당연히 그분들은 불자가 아닐 것이라고 믿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여러분들은 무엇을 위해 기도하십니까? 자식들의 성공과 경제적 부(富)를 얻기 위해서입니까? 아니면 자신의 어리석음과 탐욕과 분노를 잘 다스리고 없애기 위해서입니까? 만약 전자가 이유라면 여러분들의 수행 공부에는 별로 진척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수행은 거친 마음을 내려놓기 위해서이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본성을 찾아가는 회향이 되어야 합니다. 그 안에서 마주하게 되는 업의 시절인연이 충돌을 일으키면 그저 물러서서 가던 길을 가야 함이 옳습니다.
속가(俗家) 때의 고등학교 선배 동창 모임에서 전등사를 다녀가셨습니다. 전등사를 소개하면서 과거는 지나 간 과거이며 미래는 아직 오직 안았으니 퇴직한 지금의 현재에서 해야 할 게 무언인지를 고민하고 그것을 향해 수행 정진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과거를 그리는 마음에 회포를 푸는 시간으로 헛되게 귀한 오늘을 버리지 마시고 평소에 행(行)할 수 있는 수행으로서 타인에게 줄 수 있는 마음을 키우는 ‘주는 마음 수행’을 권했습니다. 여러분도 ‘보시’의 마음을 키우시기를 바랍니다. 보시의 마음이 없는 수행 정진은 의미가 없습니다.
도반님들도 과거에 매여 계시지 마시고 현재에 집중하고 충실하게 생활하면서 외로움을 견디며 혼자서 살아갈 힘을 기르시기를 바랍니다. 외로움과 고독함을 이기고 마음의 허함 없이 살아갈 힘이 생겼을 때 당당함이 나옵니다. 이는 일상에서의 자기 삶을 수행이라 여기고 음식에서부터 시작하여 소소한 일들 대하면서 생겨나는 마음들과 마주하는 것입니다. 하여, 어떠한 시절인연이 와도 감당할 수 있는 마음으로 다져지는 것이지요. 이 마음은 여러분들의 수행 정진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거듭 강조하면, 삼보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스님을 대하는 생각과 마음, 태도를 다시금 세우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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