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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무소 백중(우란분절)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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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usu 댓글 0건 조회 361회 작성일 24-08-2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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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 김포 대명항을 찾았다가 우연히 들린 천년고찰 전등사에서 난 이상하리만큼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그 편안한 느낌에 이끌려 절 이곳저곳을 살피던 중 백중기도 관련 현수막을 보고, 생소한 백중기도가 대체 무엇인지 구글링하여 우란분절의 유래와 의미를 알게 되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조부모의 얼굴이였다. 십여 년 전에 비슬산 용연사에서 49재를 지낸 조부와 최근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신 조모 생각에 곧장 종무소로 향하여 기도를 문의하였고 돌아가신 조부의 이름을 올리고 신행수첩을 받았다. 종교가 없는 나는 평생을 자식들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기도하신 조모를 위해서 조모께서 평생을 바쳐 믿으신 종교의 형식을 빌려 진심으로 기도하고 싶었다.


7월 7일 초재에 참석하여 경건한 태도의 신도들 틈에 끼여 그들이 보는 법문 책 페이지 수를 곁눈질로 보며 이해 못할 경문 구절을 같이 소리 내어 읽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법회 내내 온전히 집중은 하지 못했지만 밥알 한 톨도 버려지지 않는다는 공양간에서의 공양까지 불교에서의 종교 경험으로 난 성취감과 보람을 느꼈다. 병상에 계시지만 사경하실 때 만큼은 눈이 초롱초롱해지신다는 구순도 훌쩍 넘기신 조모에게 전등사에서의 백중기도 경험을 모친을 통해 전달했을 때, 조모는 손자에게 고맙다고 눈물을 흘리셨다 하셨다. 


나의 이런한 일련의 경험을 허무하게 아버지를 여의고 애통해하는 친구에게 위로랍시고 전해주었는데 친구 또한 고인이 된 부친의 극락왕생을 위하여 무설전에 위패를 올려드리고 함께 기도하길 원했다. 그로써 친구와 나는 매주 번갈아 가며 왕복 네시간을 운전하여 일요일 마다 전등사 백중기도에 참석하게 되었다. 어딘가 어설프게 절을 하던 모습도 점차 익숙해졌고 뜻 모를 경문도 온라인에서 찾아가며 그 뜻을 함께 공부하고 그 심오한 지혜를 배우려 노력하며 일요일을 보냈다. 가르침에 대한 이해력은 지금도 현저히 떨어지지만 부처님의 가피로 평안함을 느꼈다고 본다. 


이토록 평안함과 따뜻함을 선사해준 전등사와 주지 여암스님을 비롯한 여러 스님들, 낯선 저희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신 몇몇의 신자분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자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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