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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종복 댓글 0건 조회 2,397회 작성일 09-11-1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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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든 천국에 이를 수있다.(산사 체험)


전등사
풍경소리에 바람을 보고
목탁소리에 세월을 들었다
새벽 사원의 종소리에 잠을 깨우고
부처님에게 아침 예불을 드리고
산사의 낮은 산을 산행하고
고기 없는 아침을 식사하면서
오늘이 초복인줄도 모른다
해탈이라 부르는 산사의 진돗개는
복(伏)을 모르는 복(福) 받은 전생이다
오백 년의 세월을 지키는
링거를 꽂은 은행나무는 이제 삶을 마감하고 싶어한다
그 은행나무에서
7년의 어두운 삶의 흔적을 두고
우는 매미의 울음은
이제 울음이 아니다
환희의 노래이다

인생의 고(苦)를 없애면 해탈이다
극락을 누리는 깨달음이 된다

생(生)
노(老)
병(病)
사(死)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
미운 이를 만나야하는 악연
끊임없는 욕망

이러한 고(苦)의 고리로부터 풀려나면
7년의 어둠으로부터 환생한
매미의 환희의 찬가를
우리도 부를 수 있다

측은지심의 자비의 마음을 실천하라
착함이 쌓이면
세상의 고를 끊고 해탈할 수 있다
산사의 목탁 소리는
자비를 행하라고 온종일 마음을 친다
자비의 부처님 아미타불이여
자비의 보살님 관음보살이여
측은지심을
주소서
주소서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 보살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 보살

 

@강화도 전등사의 생활의 느낌을  시처럼 옮겨 보았습니다.
사실 나는 기독교 교인으로 불교의 교리를 모릅니다.
다만 3일간 보고 들은 느낌을 기록하였습니다.
"어디서든 천국에 이를 수 있다 "
토마스 모아의   "유토피아"에서 라파엘의 대화가 생각나는 종교 체험이었습니다.

다음은 절에서 경험한 소중한 우리의 에피소드입니다

올해 우리 학교는
많은 학생이 이동하는 수학여행의 관행을 탈피하여
개인과 개성을 존중하는 여행을 계획해보았다
처음 실시되는 문화 체험 여행에
우리 탁구 반(29명)은 강화도 전등사에서 주관하는 산사의 체험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늘 이동하면서 겉에서 구경하던 절에서
절 안으로 들어간 2박3일의 절 생활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주었다

바다로 산으로 놀이 공원으로 가는 코스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단 맛 보다는 쓴맛의 깊은 오묘한 맛을 알고자 우리는 절로 갔다
동적인 우리에게 정적인 사원의 분위기는 처음엔 힘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정적인 분위기에 점차 익숙해졌고
왜 스님들이 세상의 인연을 끊고 어려운 수행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아침 예불을 드리고  산을 산행을 하고 세면하고 아침 식사를 마쳐도 아직 7시다.
일찍 일어난 산사의 아침 시간은 길기만 하다

프로그램에 따라
우리는 절 아래에 있는 사적지를 보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절 아래 음식점들을 배회하다가 주인으로부터 쫓김을 당하는 버려진 삽살개를 불쌍히 여겨
유심히 살펴본 학생이 말했다
"선생님, 강아지 꽁무니에 구더기가 득실거려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징그러움에 소름이 끼쳤다.
모른 체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학생은 윗옷을  벗어 수많은 쇠파리를 쫓아내고 있었다.
시체의 냄새를 가장 먼저 맡고 날아온다는 쇠파리는 악착같다
옷을 휘저어도 아랑곳없이 달라붙는 쇠파리 떼를 보면
저 구더기들은 쇠파리의 자식들이 틀림없다.
아이고 어쩌면 좋을꼬... 그냥 눈감고 모른 체 지나치면 좋을 텐데...
갑자기 "선한 사마리아인"의 성경 속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인적 없는 산 속에서 강도를 만나 피투성이가 된 사람을
거룩하고 명망 있는 이들은 지나면서도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것에 자신을 숨기고
모두 외면하고 지나지만  
그 거룩한 이들이 가장 무시했던 장사꾼 사마리아인이 그를 구하여준다-

나는  못 보겠다. 그 구더기가 들끓는 삽살개의 꽁무니를..
쇠파리 떼가 덤비는 삽살개 근처도 못 가겠다
얘야! 모른 체 하고 그냥 가자
그러나 아이는 떠날 줄을 모른다
티브이에서 본 고마운 119구조대가 문득 떠올라 전화를 걸었다
신속 출동하겠다고 하더니 한참을 지나도 오질 않는다
기다리는 시간은 원래 길기 마련일까?
개를 쫓던 음식점 아주머니도 학생의 정성에 감복했는지 에프킬러를 들고 나와
꽁무니에 뿌린다.   쇠파리는 달아나다가 다시 온다.
악착같은 놈들.. 아이는  땀으로 범벅이 되면서도 옷 휘두르기를 멈추지 않는다
거의 한 시간이 지나서야 드디어 119구조대가 오고 삽살개는 구조되었다.
버려진 상태로 구더기 밥이 되어 가면서 죽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
우리 학생의 측은지심으로
다시 삶을 찾게된 것이다
아이야 고맙다
너는 나의 제자이지만 진정한 자비를 행하였구나.
네가 나보다 낫구나
너야말로 사랑을 실천한 진정한 선한 사마리아인이구나!
자비의 마음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음을 깨달으며 부끄러워한다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 보살
우리에게 자비를 갖고 행하게 하여주소서

"어디서든 천국에 이를 수 있다"
다시 한번 마음 속으로 읊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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