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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스님 2010년 11월 초하루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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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154회 작성일 11-02-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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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스님 11월 초하루 법회 법문

자 모두 합장하십시오.

반야바라밀 반야바라밀 마하반야바라밀

자 합장 바로 하세요. 오늘은 11월 초하루입니다. 양력으로는 12월입니다. 불과 20여일 남짓 지나면 경인년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이렇듯 세상은 쉼 없이 흘러갑니다. 이 세상 생명들 중에 유일하게 흐름을 거부하고, 그 순간을 영원히 매달아두고 싶어 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그 존재는 우리 인간입니다. 세상의 모든 생명들은 흐름에 맞추어 흘러갑니다. 유일하게 인간만이 그 흐름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 하고 더 나아가서는 흐르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현상들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변화되기 싫어 붙잡고 있는 것이 있는데 무엇일까요? 혹시 여기에 보톡스 맞은 분 있나요? 보톡스는 어떤 역할을 하는 거죠? 신체의 노화를 억제하려고 맞는 거죠. 보톡스를 계속 맞으면 신체 노화가 억제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그 빗물은 골짜기를 흐르게 되어있습니다. 비가 내린 뒤 흐르지 않으려 해도 흘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듯 흐르고 싶지 않아도 흐를 수밖에 없고, 변화하지 않으려 해도 모든 존재는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변화하지 않고 어떠한 모습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은 유지하려고 하는 것 때문에 시작된다고 그랬습니다. 될 수 없는 것을 하고자 하니 힘이 들 수밖에 없는 거죠. 인생은 흘러가는데 내가 서 있다고 해서 흘러가지 않나요? 흘러갑니다. 다만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혹은 그 흐름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행복이나 불행이 나옵니다.

조금 있으면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모두가 내년 계획을 세웠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은 계획에 의해 움직입니다. 계획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무엇이라고 합니까? 업이라고 합니다. 업이라는 것은 움직이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업에는 선업과 악업이 있고, 또 무기업이 있습니다. 무기업이라는 것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업을 말합니다. 이 무기는 내 의지 작용이 들어가지 않은 것입니다. 예를 들면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을 경우 과실치사냐 아니면 의도적인 살인이냐에 따라 죄가 달라집니다. 자동차에 의한 사고는 의도적이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과실치사로 인정을 하여 음주사고의 경우가 아니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습니다. 의도를 가지고 자동차로 사람을 헤쳤을 경우에는 살인죄로 무거운 벌을 받습니다. 이와 같이 의도적이냐 의도적이지 않은가에 따라 업에 의해 내 미래가 결정됩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동짓날부터 새해로 봤습니다. 전통적인 새해를 맞이하여 새해 설계를 구체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전등사 신도님들이 새해 설계하는 마음가짐을 부처님의 법에 의지하는 마음으로 했으면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 수 없습니다. 아까 제가 흘러가는 것을 말했는데, 물 흐르듯 흘러가는 것을 인생이라고 합니다. 흘러가는 노정만큼을 삶이라고 합니다. 그럼 우리는 삶에 대해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나의 동행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동행이라는 것은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가는 것 또는 함께 가는 사람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과 동행이 되고 싶고,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동행이 될 것인가?’ 이것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동행이 되겠습니까? 여러분들의 가장 가까운 동행은 배우자라고 알지만 사실은 제일 먼저 만난 동행은 부모님입니다. 다음은 형제이고 그 다음이 배우자입니다. 그 다음이 자식입니다. 그렇다고 동행이란 것이 영원히 함께 가는 것은 아닙니다. 가다가 헤어지기도 하고 또 만나기도 하는 것이 동행입니다. 여러분들 깊이 생각해 보세요. 가장 가까우면서 제일 먼저 만났던 동행인 부모님과는 어떤 관계였으며 어떤 동행이었는가? 이것을 바탕으로 내가 다른 이들에게 동행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매 순간 살아가며 그때마다 많은 조건 중 하나를 선택 합니다. 계획도 선택입니다. 여러 가지 많은 생각 중에서 할 일을 세우는 것이 계획입니다. 이런 선택을 매 순간하면서 이것에 대한 책임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잘못된 선택은 본인에게도 고통을 가져오지만 같이 간다는 이유만으로 나와 동행하는 사람에게도 아픔이 분담됩니다. 어떤 동행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동행이 될 것인가를 늘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동행이 되어야 할까요? 가장 훌륭한 동행은 사무량심을 갖고 사섭법을 행하는 사람이 될 때입니다. 여러분 혹시 자비희사라는 말을 들어보았습니까? 자비희사, 자비란 말도, 희사란 말도 많이 들어보았죠? 자비희사 즉, 자무량심慈無量心, 비무량심悲無量心, 희무량심喜無量心, 사무량심捨無量心 이것이 사무량심四無量心입니다. 사무량심은 헤아릴 수 없는 네 가지 마음을 말합니다. 자무량심慈無量心은 선한 중생을 대상으로 한 마음으로 번뇌로 괴로워하는 중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비무량심悲無量心은 악한 중생을 보고 슬퍼하여 그들의 괴로움을 없애주려는 마음이고, 희무량심喜無量心 청정한 수행을 닦는 중생을 보고 기뻐하고 격려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사무량심捨無量心 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보아 자타·애증·원친의 차별을 없앤 마음입니다. 이 네 가지 마음으로 사섭법을 실천해야 합니다. 여러분 보시란 말은 들어보셨죠? 배품을 말합니다. 애어란 말은 들어보셨나요? 사람들에게 항상 따뜻한 얼굴로 부드럽게 말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행은 남에게 이익이 되게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동사섭은 많이 들어보셨죠? 함께 일을 한다는 뜻입니다. 중생의 근기에 따라 몸을 나타내어 그들과 사업. 이익을 같이하여 고락과 화복을 함께 함으로써 진리의 길로 이끌어 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물질적인 보시, 함께 고통을 분담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사무량심으로 사섭법을 실천한다면 불행한 사람들도 행복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행복하기위해 절에 옵니다. 모든 존재들의 최종 목표는 행복입니다. 우리의 이상적인 행복한 나라는 어디입니까? 바로 불국토입니다. 대표적인 불국토는 극락세계입니다. 극락세계만 있는 것이 아니죠. 약사여래부처님이 계시는 유리광정토가 있고, 미륵부처님이 계시는 용화정토가 있습니다. 그러면 신을 믿는 종교의 정토는 뭡니까? 천국이죠. 이 모든 곳을 한마디로 말하면 가장 행복한 곳입니다. 나라로 말하자면 복지국가죠. 복지라는 것은 함께 더불어 사는 것을 말합니다. 부처님의 이상세계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부처님의 이상세계는 어떻게 실현됩니까? 내가 부처되려는 사람들이 모여 살면 이 세상은 가장 훌륭한 복지국가가 됩니다. 즉 정토가 되는 것입니다. 그 길은 내가 사무량심을 갖고 내 주변에 있는 동행들에게 사섭법을 실천하면 살 맛 나는 세상이 이루어집니다. 살 맛 나는 세상에 살아야 나도 살맛이 나지요?

여러분들 연말입니다. 일 년 계획을 세웠다 예산이 남은 것이 있으면 나누십시오. 총무원에서는 ‘선재의 선물 보내기’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정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여러분들이 관심과 애정으로 함께 한다면 청소년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성불하십시오.

2010.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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