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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실스님 백중 회향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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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등사 댓글 0건 조회 3,533회 작성일 17-09-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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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중 회향 법문

철위산간옥초산鐵圍山間沃焦山과
화탕노탕검수도 火湯爐湯劍樹刀와
팔만사천지옥문 八萬四千地獄門이
장비주력금일개 仗秘呪力今日開로다.
나무아미타불 南無阿彌陀佛

철위산간이란 큰 산이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옥초산과
화탕지옥, 노탕지옥, 금수지옥과
팔만사천의 지옥문이
오늘 주력의 힘에 의해서 활짝 열려 지이다.

오늘은 일 년 중에서도 가장 지극하게 정성을 보여야 할 백중입니다. 불가에서는 우란분재라 합니다. 우란분이란 말은 범어인데 한자로 풀이하면 <해도현解倒懸 >으로 <거꾸로 매달린 것을 풀어준다>는 말입니다. 누가 거꾸로 매달렸는가? 중생들이 살아생전에 중죄를 지으면 지옥에 떨어져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죄의 경중에 따라 거꾸로 매달기도 하고, 뜨거운 평상에 눕히기도 하고, 뜨거운 불기둥을 끌어안게 하고, 뜨거운 쇠로 만든 환을 먹이기도 하는 지옥이 있습니다. 이 중에 거꾸로 매달리게 하는 지옥에서 고통 받는 선망부모와 인연영가들을 하루만이라도 풀어주는 날이 백중입니다. 오늘 팔만사천 지옥문이 활짝 열려서 영가들이 푹 쉬는 날입니다. 후손들의 정성에 의해 오늘은 모두 천도가 되어 천상에 태어나서 즐거움을 얻는 날입니다.

우란분절은 음력으로 7월 15일입니다. 7월 15일은 부처님 당시부터 하안거 수행을 마치는 해제일입니다. 해제 때는 <자자自恣>라 하여 90일 동안 수행한 결과를 놓고 서로서로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못한 것은 질책을 하는 <탁마琢磨>를 합니다.

예로부터 농경사회에서는 농사를 지으면서 7월 보름 전에 김을 세 번 매고 난 뒤 발을 씻고 쉬는 날이라는 의미로 백중이라 합니다. 백중 즈음해서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나와 100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놓은 데서 유래되었다고도 합니다. 또, 100가지의 과실을 차려 제사를 지내고 모두 모여 음식을 먹고 노래와 춤을 즐겼다하여 백중이라 했다 합니다.
부처님 제자 중에 신통제일 목련존자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 분이 출가하기 전 이름은 나복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인도 왕사성 부상이란 분으로 엄청난 부자이면서 독실한 불자였습니다. 아버지가 19세 때 돌아가시자 가업을 물려받아 장삿길을 떠나게 됩니다. 물려받은 재산을 3등분하여 1/3은 홀어머니 생활에 쓰고, 1/3은 장사 밑천으로, 나머지 1/3은 삼보님께 공양을 올리는데 쓰게 해놓고 무역을 떠났습니다. 나복이 떠나자 어머니는 삼보님께 공양을 올리는 것은 고사하고 스님들을 능멸하고 음주 가무 향락을 일삼았습니다. 나복이 성공하여 집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삼보를 공양한 척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돌아오면서 어머니의 소식을 들은 나복은 어머니에게 <어찌하여 삼보를 공양하지 않고 죄업을 지었습니까?>라고 묻자 어머니는 <아니다. 나는 삼보를 잘 공양했다. 내가 거짓말을 하고 죄업을 지었다면 7일 안에 죽어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7일 만에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본 나복은 부처님을 찾아뵙고 출가를 하였습니다. 열심히 공부한 끝에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신통력이 가장 뛰어난 제자가 되었습니다. 하루는 신통력으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어디 계신지 살펴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천상에서 편안히 계시는데 어머니는 생전에 죄를 많이 지은 업보로 지옥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목련존자는 자기가 얻은 신통력으로 어머니를 지옥에서 구하려 했으나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고통 받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매우 슬퍼하며 목련존자는 부처님을 찾아뵈었습니다. <부처님, 저의 어머니가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하고 여쭈었습니다.
<너의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다. 아라한들에게 공양을 베풀면 그 공덕으로 너의 어머니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목련존자는 부처님의 말씀한대로 하안거가 끝나는 날 지극정성으로 스님들께 공양을 올렸습니다. 공양을 받은 스님들의 염불과 축원으로 어머니 뿐 만 아니라 지옥에서 고통 받던 모든 영가들이 천상세계에 태어나는 기연이 있었습니다. 그 후 음력 7월 보름에는 모든 사찰 에서는 조상들을 천도하는 풍습이 생겼습니다.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복을 짓고 지혜를 닦아야 합니다. 바람이 불면 파도가 일고, 파도가 일면 거품이 생기듯 세상의 모든 것은 원인과 결과가 있습니다. 선행을 많이 닦으면 복이 생깁니다. 복이 생기면 천상에 궁전이 생깁니다. 여러분들이 선행을 많이 하면 할수록 천상에는 여러분이 기거할 좋은 집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선행을 닦는 첫째는 부모님께 효도를 해야 합니다. 부모은중경을 보면 부모님의 열 가지 은혜가 나옵니다. 회탐수호은(懷耽守護恩)이라. 열 달 동안 품에 품고 지켜주시는 은혜를 말합니다. 임산수고은(臨産受苦恩)이라. 해산함에 고통을 이기시는 은혜입니다. 생자망우은(生子忘憂恩)이라.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를 말합니다. 인고토감은(咽苦吐甘恩)이라.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어 먹이시는 은혜입니다. 회건취습은(廻乾就濕恩)이라. 마른자리 아기 뉘고 젖은 자리 누우신 은혜입니다. 유포양육은(乳哺養育恩)이라. 젖을 먹여 길러 주신 은혜입니다. 세탁부정은(洗濯不淨恩)이라.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씻어 주시는 은혜를 말합니다. 원행억념은(遠行憶念恩)이라. 멀리 떠나면 걱정해 주시는 은혜입니다. 위조악업은(爲造惡業恩)이라. 자식을 위해서 나쁜일도 마다하지 않으시는 은혜를 말합니다. 구경연민은(究竟憐愍恩)이라. 끝까지 염려 하시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를 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왼쪽 어깨에는 아버지를 모시고 오른쪽 어깨에는 어머님을 모시고 무릎이 닳도록 수미산을 돌아도 부모님의 은혜를 모두 갚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살아계실 때도 효도를 해야 하지만 돌아가셔도 효를 다해야 합니다. 조선 명종 때 진묵스님이라고 계셨습니다. 진묵스님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곱번째 화신이라 불리던 고승이었습니다. 이 어른의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49재를 지낼 때 제문을 지었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진묵스님을 본 받아서 부모님께 효도를 해야 합니다. 제문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태중시월지은胎中十月之恩을 하이보야何以報也오
슬하삼년지양膝下三年之養을 미능망의未能忘矣이로소이다
만세상갱가만세萬歲上更加萬歲 라도
자지심유위혐언子之心猶爲嫌焉이언만
백년내미만백년百年內未滿百年이니
모지수하기단야母之壽何其短也오
단표로상單瓢路上에  행걸일승 行乞一僧은 기운이의旣云已矣어니와
  횡차규중橫釵閨中에 미혼소매未婚小妹는 영불애재寧不哀哉아
상단료上壇了하고 하단파下壇罷하야
승심각방僧尋各房인데
전산첩前山疊하고 후산중後山重한데
혼귀하처 魂歸何處요 오호애재嗚呼哀哉라

태중에서 열 달을 품으신 은혜를 어떻게 갚으리까.
슬하에 삼 년을 키우심도 잊을 길 없나이다.
만 세 위에 다시 만 세를 더 살지라도
아들의 마음은 오히려 부족하온데
백 년 안에서 백 년도  못채우시니 
어머님의 수명은 어찌 이다지도 짧으십니까.
표주박 하나로 길거리에 걸식하며 사는 저는 이미 말할 것 없사오나
규중에 혼자 남은 어린 누이동생은 얼마나 불상하지 않습니까?
이제 벌써 상단불공도 마치고 하단 제사도 끝나서
스님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처소로 돌아갔는데.
앞산도 첩첩하고 뒷산 또한 겹겹인데
어머니의 혼은 어디로 돌아가셨습니까. 오호라. 슬프고 슬프도다.

이렇게 제문을 짓고 목탁을 치며 재를 올렸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진묵스님처럼 부모님을 위해 효도를 다하길 바랍니다. 알겠죠?

아버님은 할아버지가 안계시면 없고, 할아버지는 증조할아버지가 안계시면 없고, 증조할아버지는 고조할아버지가 안계시면 없습니다. 우리는 부모님 뿐 만이 아니라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의 역대 부모님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오늘 백중에 큰 재를 올리면 역대 7대 조상님까지 이고득락을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지은 복은 1/7은 조상님들께 가고 나머지 6/7은 재를 올린 우리들에게 돌아갑니다. 후손들이 지극한 정성으로 재를 올리면 공덕이 쌓여 천상 뿐 만 아니라 다른 세계에 태어난 조상님들에게 복덕이 돌아갑니다. 우리 복도 쌓이고 조상님들의 복도 증장하게 됩니다. 오늘 이렇게 백중 재를 올리면서 역대 조상님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으로 지극한 효를 행하길 바랍니다.

효 중에서 으뜸은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것입니다. 공자의 제자 중에 가장 효자 두 분은 증자와 민자 입니다. 하루는 친구가 증자의 효를 배우기 위해 가보니 증자는 마루에 걸 터 앉아있고, 증자의 어머니가 바닥에 앉아 증자의 발을 씻기고 있었어요. 이것을 본 친구가 <어머니에게 발을 씻기게 하는 것이 무슨 효도냐?>하고 화를 냈습니다. 이에 증자는 <어머니께서는 제 발을 씻기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저는 어머니 말씀을 거스를 수 없기에 어머니께서 좋아 하시는 일을 하실 수 있도록 합니다.>라고 답을 했어요. 이렇게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최고의 효도입니다. 어려서부터 자녀들을 키울 때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알려주어 부모님의 뜻을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알겠죠?

옛날 중국에 계현 스님이 있었는데 그 스님 상좌 중에 신찬스님이 있었습니다. 계현스님은 대강백으로 유명하고, 신찬스님은 선객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하루는 계현스님이 목욕을 하는데 신찬스님이 등을 밀어드리고 있었습니다. 한참 등을 밀다가 신찬스님이 계현스님의 잘 생긴 등을 보고 <호호법당(浩浩法堂)이여, 불무령험(佛無靈驗)이로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은 <법당은 참으로 좋은데 부처가 영험이 없구나.>라는 뜻입니다. 몸뚱이는 그럴듯한데 도를 깨우치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계현스님이 눈치를 채고 괘씸하다는 생각으로 휙 돌아보았더니 이번에는 <불무령험(佛無靈驗)이나 능지방광(能知放光)이로다.> 라고 했습니다. 이는 <부처가 비록 영험은 없다만 능히 방광은 하는 구나>는 뜻입니다. 스님의 마음은 신통치 않은데 눈빛만은 그럴듯하다고 비꼬는 말이지요. 하루는 계현스님이 방안에서 창문아래 앉아 경을 열심히 읽고 있는데 벌 한마리가 들어 왔다가 밖으로 나가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열려진 문이 있는데도 그걸 모르고 닫힌 창문의 창호지에 수없이 몸을 부딪쳐 탈출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신찬스님이 <공문불긍출(空門不肯出)하고 투창야대치(投窓也大痴)로다. 백년찬고지(百年鑽古紙)인들 하일출두시(何日出頭時)리요>라고 시를 읊었습니다. 이 말은 <열린 문을 놔두고 창문에 부딪히니 어리석구나! 백 년 동안 묵은 종이를 뚫으려한들 어느 세월에 탈출할 날을 기약하리오!>라는 뜻입니다. 열린 창문이란 벌이 빠져나갈 수 있는 열린 문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말하는 것이며, '묵은 종이'란 창문에 붙어있는 종이가 아니라 은사스님이 들여다보고 있는 경전을 빗댄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계현스님은 신찬스님의 경계가 다름을 눈치 채고 다른 제자를 시켜 신찬스님의 법문을 청하게 하였습니다. 신찬스님은 사양하지 않고 법상에 올라 법문을 했는데, 이런 법문을 하셨습니다.

영광(靈光)이 독로(獨露)하야 형탈근진(逈脫根塵)하고
체로진상(體露眞常)하야 불구문자(不拘文字)라.
진성(眞性)은 무염(無染)하야 본자원성(本自圓成)이니
단이망연(但離妄緣)하면 즉여여불(卽如如佛)이로다

신령한 광명이 홀로 드러나서 근과 진을 <육근육진>훤칠하게 벗어났으며
드러난체가 항상 참되어서 문자에 구애받지 않으며. 

참된 성품은 물듦이 없어서 스스로 원만하게 이루어져 있으니
다만 망영된 인연만 여의면 곧 변함 없는 부처님이로다

이 법문이 끝나자 은사인 계현스님은 바로 그 자리에서 마음을 깨쳐서 생과 사를 벗어났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본래 보고 듣고 하는 성품 자체는 부처님입니다. 다만 오랜 세월을 살면서 탐 진 치 삼독에 빠져 마음에 때가 묻어서 그것을 보지 못할 뿐입니다. 요즘 날씨도 선선하고 좋으니 공부를 많이 하도록 하세요. 참선도 하고, 염불도 하고, 주력도 하고, 절도 하면서 수행에 전념하면 깨칠 수 있습니다. 모두 열심히 수행할 수 있겠죠? 모두 그렇게 합시다.

구의종횡나반장 句意縱橫那畔章가
팔만경권총함장 八萬經卷總含藏이라
여하불멱근두의 如何不覓根頭意하고
공간지변목엽홍 空看枝邊木葉紅고
아미타불 阿彌陀佛

글귀로 종횡무진 한 들 참 된 뜻 드러낼 손가
팔만경권이 이 속에 다 갖추어 있도다.
어찌 뿌리의 참 된 뜻을 찾지 않고
헛되게 가지 끝에 붉은 잎 만 보는 고?

이런 뜻입니다. 모두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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