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실스님 동지 회향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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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등사 댓글 0건 조회 1,954회 작성일 19-12-26 16:27본문
12.22 조실스님 동지회향 법회
오늘은 밤이 가장 길고 낮이 제일 짧은 날 ‘동지冬至’입니다. 옛날부터 동지는 아세(亞歲)라고 하여 두 번째 설이라고 하였는데 한자풀이가 ‘설 다음가는 새해’입니다. 나이수대로 새알심을 넣어 먹기도 하며 전통적으로 액운을 막는 의미로 팥죽을 먹는 날이기도 합니다. 좋은 귀신은 공경하면 복이 생기고 잡귀는 쫓아내야 탈이 없다 하였습니다. 중국에서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라는 책에 보면 동지의 유래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 오랜 옛날 공공씨(共工氏)란 사람이 있었는데 아들이 일찍 죽었습니다. 그러고는 역신이 되어 마을에 역병을 돌게 하며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살아있을 때 팥을 무서워했기 때문에 팥죽을 쑤어 문밖에 뿌려 놓아 접근을 막게 했다고 전해집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팥죽을 쑤어먹지 않으면 쉬이 늙고 잔병이 생기며 잡귀가 성행한다고 믿어 동짓날 팥죽을 먹고 집집마다 문지방과 대문 앞 곳곳에 팥죽을 뿌려 악귀가 범접하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귀신들은 불경을 무서워하여 듣고 달아난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집에서 나쁜 꿈을 꾸었을 때는 화엄정근을 외거나 반야심경을 외면 나쁜 기운은 사라지게 될 것이고 좋은 기운을 받게 될 것입니다. 반야심경에서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구절이 있지요. 해석하자면 ‘가자. 가자. 피안으로 함께 가자.’인데 불교에서 말하는 ‘지혜의 완성’, ‘깨달음’을 향해 가자는 말입니다. 위없이 높고 신비한 주문이기에 나쁜 귀신들을 다 쫓고 좋은 기운이 찾아오게 됩니다.
부처님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참선도 많이 하고 불경도 많이 한다면 우리 생각 자체가 맑아지고 행동에 용기가 넘치고 이 생 뿐만 아니라 다음 생에도 분명 좋은 영향을 받아서 보다 나은 인생 혹은 세계에 살수 가 있습니다. 밤낮으로 기도하고 다라니를 많이 외거나 불경 독송을 많이 하면 이 공덕은 절대로 헛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공덕은 회향을 하게되면 꼭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공덕을 많이 쌓은 사람은 우리가 많이 들어봤던 부처님이 계신 극락세계에 태어날 수 있습니다.
천안 각원사에 법인 큰스님 젊었을 적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관세음보살님께 기도를 올리며 불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여쭈어 봤습니다. 그러자 “화엄정근을 아침저녁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하라.”라는 대답을 들으셨답니다. 이후 일본 유학을 가게 되는데 일본에 가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화엄정근을 외웠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서 어느 날 한 신도가 찾아와 한국에 불사를 하고 싶다며 당시 돈 2억이 넘는 거금을 시주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천안에 각원사 불사를 할 수 있게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부처님 법을 전파 할 수 있는 큰 도량으로 거듭났습니다.
오늘은 동지이기도 하면서 동안거 기간이기도 합니다. 저도 매일을 밤낮으로 쉬지 않고 정근을 외며 불공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혀가 아파 말을 할 때 힘이 듭니다. 오늘 여기 오신 여러분들도 열심히 기도정진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절대로 여러분의 기도나 마음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동지冬至날 멀리서 오신 여러분들께서 액운을 물리치고 좋은 기운으로 얼마 남지 않은 2019년 마무리 잘 하시길 바라며 오늘 법회를 마치겠습니다. 다들 성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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