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다라니기도 회향 법회 송광사 방장 현봉큰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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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등사 댓글 0건 조회 2,170회 작성일 20-05-19 13:34본문
오늘 대 전등사 천일기도의 회향이라는 뜻깊은 자리에 동참하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그동안 이 법회를 주관하셨던 우리 조실스님과 회주스님 그리고 주지스님과 여러 대중스님들, 그리고 동참해주신 여러 불자님들의 서원에 깊이 찬탄과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서 코로나로 고통 받는 모든 존재들을 위해 회향을 하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법문에 앞서 따라보살 진언을 다 같이 읊고 시작하겠습니다.
“옴 따레 뚜따레 뚜레 사바하(Om Tare Tuttare Ture Svaha).”
우한에서 퍼진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지며 피해가 커지자 중국이 달라이라마 존자께
청을 하였습니다. 그에 대한 답으로 말씀하신 것이 이 따라보살 진언입니다. 따라보살님은
티벳에서는 관세음보살님 만큼이나 유명하신 분으로 모든 질병 등을 낫게 해주는 신통력을
가지셨습니다. 옴은 부처님의 신, 구, 의를 뜻하며 따레는 해탈을 뚜따레는 진정한 고통의 원인을
없애며 여덟가지 공포에서 벗어남을 뚜레는 질병에서의 해탈을 의미합니다. 직역하면 ‘모든 부처님의
어머님이신 해탈자를 예경합니다.’라는 뜻입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의 내용 또한 모두 진언으로 되어있어 한글로 완벽하게 풀이하기는 힘들지만
첫 시작인 ‘나모 라트나 트라야야’는 삼보님께 귀의하겠다는 다짐입니다. 불, 법, 승 삼보에
귀의하겠다는 삼귀의는 우리도 법회나 여러 행사 전에 항상 함께 소리 내어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전등사는 삼이라는 숫자와 참 인연이 깊습니다. 백두대간의 세 강물이 모두 흘러오는 곳이
이 강화도이기도 하며 정족산은 솥의 세발을 뒤집어 놓은것과 산세가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 그 정족산에 단군의 세 아들이 성을 쌓았다고 하여 삼랑성이라 이름 붙게 된 것입니다.
저는 어젯밤 전등사에 도착하여 하루 밤을 묶고 아침에 눈을 떠 도량을 돌아보니 큰 환희심이
들었습니다. 작년 큰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서 많은 나무들이 뿌리가 뽑혀나가고 쪼개지고,
쓰러졌다고 들었습니다. 회주스님께서 내색은 하진 않으셨지만 그 나무들 하나하나를 다시 소중하게
가꾸어 지금의 아름답고 웅장한 전등사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지금껏 많은
도량들을 둘러보았지만 여기 전등사처럼 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작품 같은 도량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우리들 모두 코로나바이러스 또한 이처럼 잘 극복을 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는 우리가 예전 같으면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는, 부처님 시대보다도 더 좋은 시대에 태어났다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하나면 세계 어느 곳이든 연락이 되고 추운 겨울엔 따뜻한 난방을 더운 여름엔 시원한 냉장고에서 음식을 보관하며 예전 황제들도 누리지 못한 그런 것 들이 지금의 우리에겐 어쩌면 그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들이 되어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사태를 겪으며 그동안 우리가 과소비하고 당연시 누리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송광사에서도 아침에 예불을 드리고 저 하늘을 보면 은하수가 흘러갑니다.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은하수가 코로나 이후로는 아주 선명하고 뚜렷하게 흐르고 있고 이 곳 전등사에서도 맑은 날에는 서울에 있는 북한산까지도 보인다고 들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로 하루도 쉬지 않고 오염되고 망가져온 지구가 코로나로 인해 산업 활동이 주춤해지자 회복되고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오늘 여기 3년 다라니 회향을 하러 오신 분들께서는 수 없이 많이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독송하셨을 겁니다. ‘니라간타야 사바하 바라하 목카 싱하목카야 사바하.’ 관세음보살님이 멧돼지 얼굴을 하고 나투시고 사자 얼굴을 하고 나투셔서 중생을 구제하신다는 구절입니다. 이처럼 우리 또한 원을 세워 스스로 지장보살이 되고 관세음보살이 되고 부처가 되어 내 주변 사람들 나아가서는 중생들을 구제하고 이롭게 해주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내 고통뿐만 아니라 내 부모, 형제, 도반, 중생들 모든 이들을 고통에서 건져내는 것이 ‘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입니다. 우리가 항상 보살님들이나 부처님들에 기대어 구제 받기만을 바라는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다른 이들을 구제해주는 존재가 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행하여야 할 것이고 여기 계신 분들은 충분히 그럴 자격과 능력을 갖추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기 무설전에도 모셔져있는 관세음보살님을 우리는 뭐라고 부르지요? ‘천수천안 관자재보살’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렇게 한번 생각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아침에 눈을 떠 잠에 들기 전 까지를 순간들로 쪼개서 세어 본다면 우리는 천개의 손과 눈이 아니라 수 만번 수 억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여러분들도 이미 다들 알고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먹고 행함에 따라 우리스스로가 억개의 눈과 손을 가진 관세음보살님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여러분께서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주장자를 치시며)지금 이 주장자를 보고 소리를 듣는 것 외에도 여러분에게는 총 여섯 가지의 고리가 있습니다. 안이비설신의가 바로 그것입니다. 안이비설신의를 가지고 있는 여러분들의 몸이 바로 주장자이며 이를 제대로 치고 울릴 때 이 세상의 모든 어둠이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천일기도를 회향하면서 ‘이제는 나 스스로가 관음행자가 되고 지장행자가 되고 보현행자, 문수 행자가 된다고 생각하며 이 눈이 천안이 되고 이 손이 천수가 되고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을 이익되게 해야겠다.’ 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전등사 3년 다라니 기도 회향이라는 귀중한 시간에 동참하고 또한 태풍을 꿋꿋히 이겨내어 한편의 작품처럼 가꾸어진 이 도량을 보며 오히려 제가 감동을 받고 가는 것 같습니다. 모두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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