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기도 회향 주지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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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등사 댓글 0건 조회 1,976회 작성일 20-02-04 16:44본문
오늘은 입춘기도 마지막 날입니다. 3일간 다들 기도 열심히 하셨나요? 입춘기도 할 때 보통 우리가 신중단에 대고 신중기도를 합니다. 부처님 법은 항상 자기 자신을 관찰해야 한다고 합니다. 남에게서 피해를 입는 것과 스스로 피해를 입히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두려울까요? 타인에게 가해를 당하는 것이 훨씬 두렵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관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타인을 관찰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이 세상에는 인간 이외의 많은 존재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보다 지적인 능력이나 감각이 떨어지는 동물들이나 식물 또는 색계 무색계의 중생들도 다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동안에는 타인이 제일 문제입니다.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문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옵니다. 나 이외의 사람들이 사나우면 나도 사나운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선해지면 나 또한 선해집니다. 이렇듯 다른 사람에게서 제일 영향을 많이 받는 존재가 우리 자신입니다. 산림기도는 나를 관찰했다면 입춘기도는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관찰할까요?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좋은 행위를 하도록 관찰해야 합니다. 나한테 좋은 마음을 갖도록 관찰을 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나를 도와줄 수 있도록 관찰해야 합니다. 어린 아이가 집에 있는데 엄마 아빠가 싸우면 아이는 울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엄마, 아빠가 늘 행복하고 즐거워하면 아이 또한 항상 얼굴에 미소가 가득할 것입니다. 아이뿐만 우리도 늘 타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지금 세계경제 10위권에 속하는 선진국입니다. 경제적으로 나라는 성장했지만 예전과 비교했을 때 과연 우리가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국민들의 행복지수도 낮은 편에 속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관찰하지는 않고 남과의 비교만 하려 하기 때문에 행복을 느끼기가 힘듭니다. 타인의 능력이나 가진 것과의 막연한 비교를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능력과 위치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글자만 보았을 때 큰 길에는 문이 없다는 뜻입니다. 참 뜻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부처님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이를 실천하고자 자기 관찰을 올바르게 꾸준히 한다면, 자기 정체성과 가치관이 확실하게 성립이 됩니다. 이는 결국 우리의 삶을 옳은 방향, 바른길로 인도를 해주게 됩니다. 여기 계신 불자님들도 본인 그리고 타인들을 잘 관찰하여 본인들의 삶을 이롭게 나아가 중생과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사시길 바라며 오늘 법회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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